체크포인트 2024년 - 되돌아 보다

MoonCha, 2024-12-29

지나오다

2024년이 되며 한국식 나이로 30이 되고, 이제는 멀지 않은 미래에 만 나이도 30이 되면서 통계상으로도 30대가 된다. 이제는 친구들도 스스로를 젊다고 할 지언정, 어리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병역 특례로 베이글코드에서 2년, 졸업 후 네이버에서 4년 6개월.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도 이제는 7년차로 접어들었고, 이제 주니어라고 칭하기에는 민망하다. 그렇다고 시니어는 아닌데. 흔히 중니어라고 부르는 시점인 것 같다.

뒤돌아보다

Github의 풀밭은 사막이 된지 오래다. Resume 정리도 되어있지 않다. 돈을 악착같이 번 것도 아니라서, 몇 년 전 수준에서 딱히 변한 것도 없다.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한 것도 아니라서, 그저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숙련도만 남았다. 나는 무엇을 바라 대학생 시절에는 그렇게 열심히 공부한 것일까? 녹슬어 무뎌질 거라면 딱히 열심히 안해도 됐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흘러 할 줄 아는 것은 늘었지만, 하고 싶은 것은 줄어든다.
밤을 세워가며 게임 콘텐츠를 만들고, 코인 광기에 빠지고, 힘들어서 눈물이 날 것 같지만 이악물고 공부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뭔가를 열망적으로 하고 싶은게 없는 것 같다.

그렇게 머물러 있었다.
그래도 시간은 흘렀다.
유감스러운 일이다.

발자취를 살펴보다

연말이 되면 업무 평가가 진행된다. 나를 PR하는 셀프 리뷰에 “적당히 시키는거 잘했습니다.”라고 쓸 수는 없다. 그래도 한 해 간 뛰어난 역량을 보여줬다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직장인의 페르소나를 만들어야 한다. 이제껏 한 것들을 끌어 모아서 어떻게든 셀프 리뷰를 써내려간다.

이렇게 리뷰를 쓰기 위해 행적을 자세히 살펴보니, 발전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 약 10권의 책과 2-3권의 기술서적을 살펴봤다.
  • 기술 뉴스를 자주 살펴보게 되었다.
  • ES 그룹 스터디를 운영했다.

완전히 만족스러운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희망적인 편이다.

의외로 큰 변화는 커리어 외적인 부분에서 볼 수 있었다.
커리어와는 무관한 만큼 리뷰에 쓰지는 못하지만, 행적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 표준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 2023년에 7개월에 걸쳐 90+kg 에서 76kg으로 감량했다.)
  • 출근하기 전에 반드시 운동을 한다.
  • 수염 레이저 제모를 했다. (피부과 입문)
  • 매일 기초 화장품을 바른다.
  • 밝은색 옷을 즐겨 입는다.
  • 자차를 샀다.
  • 소개팅을 해봤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일이겠지만, 적어도 나를 아는 사람이나 나에게는 특별한 변화일 것이다.

나를 바꾸는 힘

대학교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좋은 기업에 취직을 하고, 재테크를 하며 자산을 늘려가고.
이정도면 괜찮지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아주 나태한 생각이었던 것 같지만.

변화는 내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됐다.
시장에 내놓았을 때 나의 경쟁력이 부족함을 인정하자.
사람으로서든, 기술자로서든 어느 쪽이든.

앞으로도 시간은 흐른다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이번 셀프 리뷰에 쓴 말이다. 시간이 더 흐르기 전에 앞으로도 움직일 것이다.
그간 말라왔던 Github에 2024년 마지막 날에 흔적을 남기며, 2025년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