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면서 일찍 했으면 좋았을 점 (1) - Cheat Sheet 만들기

MoonCha, 2025-05-27

어느덧 일한 지도 만 7년이 다 되어 간다. 이쯤 되니 종종 ‘그때 이걸 더 일찍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최근 들어 특히 많이 느끼는 것은 업무 Cheat Sheet의 중요성이다.


빠르게 대응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보다

서버 개발을 하다 보면 긴급히 대응해야 하는 장애 상황을 종종 맞이한다. 그런 상황에서 유독 빠르게 대응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는데, 그들은 모두 자신만의 Cheat Sheet를 갖고 있었다.

예를 들면,

  • 사내 managed Kubernetes 환경에서 load balancer에서 제거하려면 어떤 label을 제거해야 하고, 이를 제거하는 명령어는 무엇인가?
  • Elasticsearch에서 특정 조건의 document를 찾아야 할 때, 쿼리를 얼마나 빠르게 짤 수 있는가?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건 대부분 익숙한 명령어나 이것의 약간의 변형이다. 이를 미리 정리해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큰 차이가 난다.

단순 스케쥴링 기록으로는 부족하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누구나 일정 관리를 하게 된다. 그래서 기록 매체를 모든 사람이 쓰기는 할 것이다. 나도 그렇고 대부분은 회사의 캘린더를 활용해 회의 일정을 잡고, 할 일을 리스트업하면서 글로 정리하게 될 것이다.

  • 캘린더로 회의 일정 관리
  • 회사 업무 관리 시스템에 이슈 등록
  • 자잘하게 쪼갠 일을 우선순위에 따라 개인 메모장에 정리

나는 보통 위처럼 일들을 관리하는데, 이 정도로는 직장인으로서 평범하게 일을 진행하게 될 뿐 시간이 흐를수록 팀에서의 내 경쟁력이 강해지지는 않는다고 느꼈다.퍼포먼스가 좋은 사람들은 어떤 특징이 있나 관찰하기도 하고 직접 묻기도 하면서 발견한 것은 여러 팁들을 써놓은 메모가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어떤 내용을 Cheat Sheet에 담아야 하나?

내가 직접 써보거나, 동료들이 잘 활용하는 내용을 기준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업무 도메인 내용 정리
    • 자주 쓰는 용어나 개념
    • 내부 시스템 흐름
  • 중요 회의 내용 요약
    • 결정된 사항
    • TODO
    • 이슈
  • 자주 사용하는 명령어
    • Kubernetes에서 pod shell 접속
    • 사내 저장소 업로드 명령어
    • curl로 API 수동 호출
    • BOM 제거용 sed 명령어
  • 사내용 도구 정리
    • 모니터링 툴 링크
    • 테스트용 계정 정보

이런 정보들은 급할 때 빠르게 꺼내 쓸 수 있고, 이슈 대응도 상당히 반복되는 패턴인 경우가 많은데 이 때의 생산성을 높여준다.

이렇게 만들어진 Cheat Sheet는 퍼포먼스를 좋게도 만들지만, 다른 곳에 가더라도 다시 꺼내볼 수 있는 자료가 될거라고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용을 글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해의 깊이가 더해진다.

일을 시작하면서 처음부터 이런 습관을 들였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자료를 축적하고 훨씬 퍼포먼스 있게 일할 수 있었을 것 같다.

번외: 어떤걸 써서 메모해야 하나?

요즘은 Obsidian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이 보인다. 마크다운 기반이라 개발자에게 친숙해서 그런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OneNote를 쓰고 있는데, 블로그 글을 정리할 때도 연계하기 좋아 보여서 Obsidian도 써볼까 싶다. 이 외에도 Bear 같은 마크다운 편집기를 쓰는 사람도 있었다.

⚠️ 회사마다 보안 정책이 다르기 때문에 클라우드 동기화가 제한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OneNote는 적절하지 않고, 로컬 디스크 기반으로 동작하는 도구가 필요하겠다.